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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

[메일]이승신의 컬쳐에세이

by Hessed헤세드 2023. 3. 3.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위대한 순간들 두 섬 이야기
         
                                                        

                                                                   

작스레 많은 청춘이 스러져 간 엄중한 시기에 이런 소소한 글을 써도 되나 망서려지지만
기억하는 순간을 적기로 한다.언제 나는 글을 쓰게 되는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중

하나는 위대한 순간을 만나는 때이다. 몇 주가 지났지만 위대한 순간이 있었다.

지난 해 흩어져 있는 대학 동기들과 처음 연결이 되었고 코로나지만 대면도 하자고 했다. 
거제도를 가기로 했다.자주 일본도 가고 오래 살던 미국도 갔었는데 코로나로 세상이
올 스톱했고 3년 넘어 해외는 물론 시골도 제대로 가보질 못 했었다.일본의 지성인 분이
우리 집에 일주일 머물기로 하였고 몇 해 몰두한 저서들이 나와야 했고 사회 일도 쌓였으나
반가움에 턱 약속을 했다.몇 천 명 뽑는 대학에서 영문과에 최고득점으로 들어간 똑똑한
친구들이요 우리 생에 가장 예쁘고 순수한 시기를 함께 해서인가 설레었다.
십 몇 년 만에 온 거제도는 바닷가 거대한 리조트와 섬이 시골이라 할 수 없게 전보다
세련되어 있었다.11명 친구가 '너 고대로다~ ' 에서부터 밤 늦게까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려서의 특징이 그대로 나온다. 살아온 삶을 2 박에 다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긴 듯 순간만 같은 삶을 다시 돌아본 소중한 순간이었다.
대도시 지저분한 간판이 없고 어디든 초록빛 바다인 긴 드라이브 길이 아름다웠고 몽돌
해변과 떠있는 섬들을 바라봄은 힐링이었다. 바람의 언덕 풍차 언덕에서 내려다 본 경치 등
해외를 못 가는 시기, 눈에 들어오는 내 나라 풍광이 흐믓하다.그 중 감탄한 것이 사람 손 
가지 않은 해금강이다. 가는 동안 거기 가면 진짜 강이 있어요? 내내 물었지만 아무도 답을
주지 않았다. 후에야 바다해海 금강산, 바다에 있는 최고 금강산이라는 걸 깨우친다.
보던 중 깊은 감동을 주는 섬이요, 빽빽한 동백나무 청정 숲을 한참 지나 높은 언덕
꼭대기에 서서 바라다본 해금강 작은 섬은 보석 같았다. 지중해 경관에 비할 바가 아니다.
과연 위대한 순간이다.
위도로 가는 뱃길에 바다 저 밑에서 불끈 솟구쳐 오른 해금강 절벽과 동굴을 바로 앞에서
세세히 다시 볼 수 있었다.
아~ 그리고는 마침내 위도, 말만 들었지 처음이다.
살망할 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실망하지 않았다.
아담한 섬이 깎아지른 언덕이었다. 이창호 씨 부부가 1969년 아무도 찾지 않는 그 섬을
구입하고 수십 년 심고 닦고 가꾸었다고 한다. 심혈을 기울인 것이 절절이 느껴진다.
몇 대통령의 방문 사진이 무색하다.

거제도에서도 위대한 정신을 만났었다. 매미 성이라고 커다란 파도 풍랑으로 마을이
사라져 갈 때 홀로 돌을 모아 그 앞에 성을 쌓은 분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영국 중세에 세워진 요크 등 많은 돌 성을 생각나게 한다. 아직은 작은 규모이나
수 많은 세월 후 사람들은 매미 성을 바라보며 위대한 그 정신을 이야기할 것이다.

★지금도 진행 중인 거제도 매미 성

★위도의 스페인 풍 지붕들

작은 섬 위도는 배 내리는 입구부터 이국적 정취가 스페인의 한 풍광을 상기하게 한다.
드라마 겨울연가를 촬영했다는데 손수 심은 740 종 아열대 나무들이 하나같이 고급스럽다.
바다를 향한 겨우 두어 명 들어갈 예배당과 십자가가 깊이를 더해주고도 있다.
한 생애 이런 애씀과 노력으로 지구 한 모퉁이를 아름답게 빛나게 하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세계의 많은 후예가 누리고 감사하며 그 정신을 떠올릴 것이다.
10대 20대 매일 보던 동무들과 함께한 순간들, 긴 세월 거제에 매미 성을 혼자
세우고 있는 분의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 위도 보타니아의 아름다움을 일군
두 분의 위대한 정신을 가슴에 새겨본다.
위도에 생을 바친 두 분 가신 후로는 아들이 이어 지킨다고 하는데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유럽의 화려한 캣슬을 서로 안 받겠다고 피한다지 않는가.어려운 그 효심이 잘 이어지길 빈다.
서울에 내리자마자 코로나 기운으로 고생 좀 했지만 그 순간 순간을 잊지 않으려
오늘도 나는 기록을 한다.  

얼마나 많은 위대한 순간들을 버려왔던가

문학은 기록, 살아있는 순간의 영혼을 새기는 증서 

★거제도 해금강  -  2022 

                                               

★위도 보타니아 Oedo Botania 초입 -  2022 10

★수많은 아열대성 나무들  - 위도

바다를 마주하는 1, 2인용 예배당 - 위도

★이국 정취가 물씬 나는 지중해 풍 비너스 가든

★위도를 구입해 일생을 일군 이창호 최호숙 부부

★이창호 설립자를 기리는 위도의 돌판

★거제도 풍차 언덕서 바라보이는 산과 바다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푸른 기와를 바라보며  

예년이라면 선거를 하고는 곧장 그 뒤 둘레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것이 쌀쌀도 하여 이제사 오르게 된다.
이번 선거는 유난히 시끄럽고 난장판이어 어서 끝나기를 고대했었다.

그런데 지금도 선거를 치루는 듯 시끄럽기만 하다.

'당신의 성공이 나라의 성공이다' 당선인 클린톤에게 진 부쉬가 한 말과 

오바마가 트럼프에게 '우리는 이 집무실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일 뿐' 이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갈등과 불화를 거두고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

둘레길을 여기는 '자락길' 이라 하는데 조금 오르면 언덕받이가 나오고

날 좋을 때는 벤치에 앉아 책도 보고 메모도 한다. 거기에 소나무들이 하늘을

찌르는 중 꽤 굵은 두 소나무 사이로는 청와대 푸른 기와가 내려다 보인다.

그 집에는 아주 어려서 들어간 기억도 있고 녹지원 뜰에서는 한일정상이 읊은

어머니의 평화의 시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거기엔 나라의 대표인 대통령이 살고

일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알든 아니든 매스콤을 통해 늘 보는 얼굴들이어 친근하기만 하다. 


누가 되어도 비난 비판이 있게 마련이나 그 안에서 24시간 국민이 다 알 수도 없는

고뇌와 선택으로 얼마나 힘이 들겠나. 누구든 나라를 바로 잡고 더 좋은 길로

인도하려는 마음 가득하지않겠는가만 실제로 해보면 생각한대로 되지 않을

순간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구중궁궐이라 하는 그것을 보며 부럽기보다는

그래서 동정이 간다. 그래서 그걸 바라보며 기도하게 된다.
 
5년은 돌아보면 엊그제 같지만 그 기간을 통과하기엔 긴 시간이다. 

그 5년 만에 신구 정상이 만나 후 그걸 바라보며 이제부터 시작될 행로를 그려보게도 된다.
더우기 이번엔 그 곳에서 떠난다니 복잡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
여러 해 만에 귀국해 보니 옛 친구들이 옮겨간 강남 값은 엄청 올랐는데 이 곳은

내려가고 있었다. 추운 고택에 떨면서도 사랑과 영혼의 추억으로 어머니는

이 집을 부여잡고 있었다.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러 생각의 과정을 거쳐 무엇이든 결국 어머니가 옳았다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몇 십 년 올랐으니 강남도 이젠 멈추겠지 라고 생각했으나

그러고도 한참이 되었는데 오늘도 오르고는 있다.

미국에서 조국祖國 그리는 글을 그곳 신문들에 쓰기도 했지만 와 보니

그리던 곳은 살아온 이곳이었다. 시내 한복판인데도 알아주지 않았고

시골만 같은 이 마을이 이제 신문 두 면에 대한민국에서 제일 힙한 곳은 서촌이다~ 로 나오고 있다. 
그런 것 중 하나는 뒤로 받쳐주는 인왕산 등걸도 있으나 대통령 관저가 있다는 것도

한 몫 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것이 광화문으로 간댔다가 교통 번잡으로 용산으로 한다고 한다.
근처 광화문도 아니고 더 떨어진 곳으로 간다는 생각은 뭔가 허한 감을 주어 익숙해진

이곳 주민은 마음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듯도 하다.

정치가 우리 삶에 90프로나 영향을 준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여기는 현재 그것이 100프로 만 같다. 땅값도 잘 안 오르는 이 지역의 자부심으로

그 이전이 섭섭도 하지만 촛불 시위로 막히고 차박으로 상인들 장사가 연일 안되고

밤에 주민증 없으면 집도 못 들어 갔었는데, 이제는 집 아래 인수위 사무실에 다시

전경차가 둘러서고 그 앞 시위에 피켓 든 시민들이 모여드니~ 계속 이런 식이라면

어디든 빨리 가라고만 하고 싶은 심경으로 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청와대가 열린다니 떠오르는 어려서의 연한 살구꽃 기억의 그 뜰

★ 청와대 앞 분수대, 이곳 시위는 아래 인수위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