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위대한 순간들 두 섬 이야기
작스레 많은 청춘이 스러져 간 엄중한 시기에 이런 소소한 글을 써도 되나 망서려지지만
기억하는 순간을 적기로 한다.언제 나는 글을 쓰게 되는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중
하나는 위대한 순간을 만나는 때이다. 몇 주가 지났지만 위대한 순간이 있었다.
거제도를 가기로 했다.자주 일본도 가고 오래 살던 미국도 갔었는데 코로나로 세상이
올 스톱했고 3년 넘어 해외는 물론 시골도 제대로 가보질 못 했었다.일본의 지성인 분이
우리 집에 일주일 머물기로 하였고 몇 해 몰두한 저서들이 나와야 했고 사회 일도 쌓였으나
반가움에 턱 약속을 했다.몇 천 명 뽑는 대학에서 영문과에 최고득점으로 들어간 똑똑한
친구들이요 우리 생에 가장 예쁘고 순수한 시기를 함께 해서인가 설레었다.
세련되어 있었다.11명 친구가 '너 고대로다~ ' 에서부터 밤 늦게까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어려서의 특징이 그대로 나온다. 살아온 삶을 2 박에 다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러나
긴 듯 순간만 같은 삶을 다시 돌아본 소중한 순간이었다.
해변과 떠있는 섬들을 바라봄은 힐링이었다. 바람의 언덕 풍차 언덕에서 내려다 본 경치 등
해외를 못 가는 시기, 눈에 들어오는 내 나라 풍광이 흐믓하다.그 중 감탄한 것이 사람 손
가지 않은 해금강이다. 가는 동안 거기 가면 진짜 강이 있어요? 내내 물었지만 아무도 답을
주지 않았다. 후에야 바다해海 금강산, 바다에 있는 최고 금강산이라는 걸 깨우친다.
꼭대기에 서서 바라다본 해금강 작은 섬은 보석 같았다. 지중해 경관에 비할 바가 아니다.
과연 위대한 순간이다.
위도로 가는 뱃길에 바다 저 밑에서 불끈 솟구쳐 오른 해금강 절벽과 동굴을 바로 앞에서
세세히 다시 볼 수 있었다.
![](https://blog.kakaocdn.net/dn/bVYizS/btr1UtNzXPn/pL7Xj2hswZg2YLIS6PnGp1/img.jpg)
살망할 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실망하지 않았다.
![](https://blog.kakaocdn.net/dn/dklXHj/btr1UtmtGan/2B6PnIZlNK55KzopTZxBy0/img.jpg)
구입하고 수십 년 심고 닦고 가꾸었다고 한다. 심혈을 기울인 것이 절절이 느껴진다.
몇 대통령의 방문 사진이 무색하다.
거제도에서도 위대한 정신을 만났었다. 매미 성이라고 커다란 파도 풍랑으로 마을이
사라져 갈 때 홀로 돌을 모아 그 앞에 성을 쌓은 분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영국 중세에 세워진 요크 등 많은 돌 성을 생각나게 한다. 아직은 작은 규모이나
수 많은 세월 후 사람들은 매미 성을 바라보며 위대한 그 정신을 이야기할 것이다.
★지금도 진행 중인 거제도 매미 성
![](https://blog.kakaocdn.net/dn/kT5rt/btr1XPhWOST/sukR6kVUD81RQOJrtcBV3k/img.jpg)
★위도의 스페인 풍 지붕들
드라마 겨울연가를 촬영했다는데 손수 심은 740 종 아열대 나무들이 하나같이 고급스럽다.
바다를 향한 겨우 두어 명 들어갈 예배당과 십자가가 깊이를 더해주고도 있다.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세계의 많은 후예가 누리고 감사하며 그 정신을 떠올릴 것이다.
세우고 있는 분의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 위도 보타니아의 아름다움을 일군
두 분의 위대한 정신을 가슴에 새겨본다.
유럽의 화려한 캣슬을 서로 안 받겠다고 피한다지 않는가.어려운 그 효심이 잘 이어지길 빈다.
오늘도 나는 기록을 한다.
얼마나 많은 위대한 순간들을 버려왔던가
문학은 기록, 살아있는 순간의 영혼을 새기는 증서
★거제도 해금강 - 2022
★위도 보타니아 Oedo Botania 초입 - 2022 10
★수많은 아열대성 나무들 - 위도
★바다를 마주하는 1, 2인용 예배당 - 위도
★이국 정취가 물씬 나는 지중해 풍 비너스 가든
★위도를 구입해 일생을 일군 이창호 최호숙 부부
★이창호 설립자를 기리는 위도의 돌판
★거제도 풍차 언덕서 바라보이는 산과 바다
★이승신의 詩로 쓰는 컬쳐에세이
푸른 기와를 바라보며
예년이라면 선거를 하고는 곧장 그 뒤 둘레 길을 걸었을 것이다.
그것이 쌀쌀도 하여 이제사 오르게 된다.
이번 선거는 유난히 시끄럽고 난장판이어 어서 끝나기를 고대했었다.
그런데 지금도 선거를 치루는 듯 시끄럽기만 하다.
'당신의 성공이 나라의 성공이다' 당선인 클린톤에게 진 부쉬가 한 말과
오바마가 트럼프에게 '우리는 이 집무실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일 뿐' 이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갈등과 불화를 거두고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
둘레길을 여기는 '자락길' 이라 하는데 조금 오르면 언덕받이가 나오고
날 좋을 때는 벤치에 앉아 책도 보고 메모도 한다. 거기에 소나무들이 하늘을
찌르는 중 꽤 굵은 두 소나무 사이로는 청와대 푸른 기와가 내려다 보인다.
그 집에는 아주 어려서 들어간 기억도 있고 녹지원 뜰에서는 한일정상이 읊은
어머니의 평화의 시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거기엔 나라의 대표인 대통령이 살고
일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알든 아니든 매스콤을 통해 늘 보는 얼굴들이어 친근하기만 하다.
누가 되어도 비난 비판이 있게 마련이나 그 안에서 24시간 국민이 다 알 수도 없는
고뇌와 선택으로 얼마나 힘이 들겠나. 누구든 나라를 바로 잡고 더 좋은 길로
인도하려는 마음 가득하지않겠는가만 실제로 해보면 생각한대로 되지 않을
순간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구중궁궐이라 하는 그것을 보며 부럽기보다는
그래서 동정이 간다. 그래서 그걸 바라보며 기도하게 된다.
5년은 돌아보면 엊그제 같지만 그 기간을 통과하기엔 긴 시간이다.
그 5년 만에 신구 정상이 만나 후 그걸 바라보며 이제부터 시작될 행로를 그려보게도 된다.
더우기 이번엔 그 곳에서 떠난다니 복잡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
여러 해 만에 귀국해 보니 옛 친구들이 옮겨간 강남 값은 엄청 올랐는데 이 곳은
내려가고 있었다. 추운 고택에 떨면서도 사랑과 영혼의 추억으로 어머니는
이 집을 부여잡고 있었다.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러 생각의 과정을 거쳐 무엇이든 결국 어머니가 옳았다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몇 십 년 올랐으니 강남도 이젠 멈추겠지 라고 생각했으나
그러고도 한참이 되었는데 오늘도 오르고는 있다.
미국에서 조국祖國 그리는 글을 그곳 신문들에 쓰기도 했지만 와 보니
그리던 곳은 살아온 이곳이었다. 시내 한복판인데도 알아주지 않았고
시골만 같은 이 마을이 이제 신문 두 면에 대한민국에서 제일 힙한 곳은 서촌이다~ 로 나오고 있다.
그런 것 중 하나는 뒤로 받쳐주는 인왕산 등걸도 있으나 대통령 관저가 있다는 것도
한 몫 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것이 광화문으로 간댔다가 교통 번잡으로 용산으로 한다고 한다.
근처 광화문도 아니고 더 떨어진 곳으로 간다는 생각은 뭔가 허한 감을 주어 익숙해진
이곳 주민은 마음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듯도 하다.
정치가 우리 삶에 90프로나 영향을 준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여기는 현재 그것이 100프로 만 같다. 땅값도 잘 안 오르는 이 지역의 자부심으로
그 이전이 섭섭도 하지만 촛불 시위로 막히고 차박으로 상인들 장사가 연일 안되고
밤에 주민증 없으면 집도 못 들어 갔었는데, 이제는 집 아래 인수위 사무실에 다시
전경차가 둘러서고 그 앞 시위에 피켓 든 시민들이 모여드니~ 계속 이런 식이라면
어디든 빨리 가라고만 하고 싶은 심경으로 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청와대가 열린다니 떠오르는 어려서의 연한 살구꽃 기억의 그 뜰
★ 청와대 앞 분수대, 이곳 시위는 아래 인수위로 내려갔다
'문화 연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관님, 암 그냥 놔둡시다”이어령 웰다잉 택한 그날 (0) | 2023.03.04 |
---|---|
[메일]이승신의 컬쳐에세이 - 교토 소식 2,3 (0) | 2023.03.03 |
[활동]국회의원 김예지 시각장애 피아니스트/한국희귀질환재단 (0) | 2023.03.01 |
★호스피스 봉사자들을 위한 최민경 피아노 독주회"위로의 시" (0) | 2023.02.14 |
[광화문글판]겨울편 진은영 시인의 ‘어울린다’ (0) | 2023.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