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연예

[개봉]스크린에 옮긴 노벨문학상 ‘단순한 열정’

by Hessed헤세드 2023. 1. 25.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작가.

1940년 노르망디의 릴본에서 태어났지만 유년기는 이브토에서 보냈다.
루앙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후 정교사 와 교수 자격증을 취득했다.

1974년 자전적 소설인 《빈 옷장》으로 등단하였다. 자전적인 소재의 글들을 많이 썼다.

2003년에는 아니 에르노상이 제정되었으며 2011년에는 소설과 미발표 일기들을
수록한 선집인 《삶을 쓰다》가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되었다.
생존한 작가로서는 처음이다.
2022년 "개인 기억의 뿌리, 소외, 집단적 구속을 밝혀내는 용기와 임상적 예리함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프랑스 국적의 작가 중에서는 16번째이자 프랑스 여성으로서는 최초이다.

계급과 성별에 따른 억압과 차별을 담은 작품을 주로 썼다.
에르노는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작가로 여성의 낙태권 문제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대표작 《사건》은 레벤느망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어
2020년엔 단순한 열정이 영화화되어 제73회 칸 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2022년 본인 역시 아들과 함께 홈비디오를 편집한 다큐멘터리 슈퍼 8 이어스를 
제75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서 공개했다.

★작품목록

  • 빈 옷장
  • 자리
  • 단순한 열정
  • 부끄러움
  • 집착
  • 탐닉
  • 사진의 용도
  • 진정한 장소
  • 남자의 자리
  • 한 여자
  •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 얼어붙은 여자
  • 그들의 말 혹은 침묵
  • 세월

앞선 2020년의 루이즈 글뤽, 2021년의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국내에 번역본이

거의 출간되지 않아서 어떤 출판사도 노벨상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에르노의 경우, 민음사, 열린책들, 문학동네, 비채 등 국내 출판사에

번역본이 많이 출간된 상태였어서 해당 출판사들은 모처럼 노벨상 시즌에

노벨문학상 특수를 누리게 되었다.

  • 특히 최대 수혜자는 단연 1인 출판사인 1984books이다.
  • 이 출판사는 2018년부터 에르노의 책을 6권이나 출간했는데,
  • 에르노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노벨문학상
  • 특수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아니 에르노는 2010년대 이후
  • 한국 문학계의 화두 중 하나인 오토픽션(autofiction. 자전적 소설)과 
  • 페미니즘이랑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작가라서 고정 팬덤이 있는 편이다.

★아니 에르노의 경험을 스크린으로…'단순한 열정'  2월 개봉
2022년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의 대표작 문제적 로맨스
"단순한 열정" 영화화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의 원작에 바탕한 영화 ‘단순한 열정’.
발레리노이자 배우 세르게이 폴루닌(왼쪽)과 라에티샤 도슈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프랑스·벨기에 합작 영화 ‘단순한 열정’(2월 1일 개봉)은 지난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여성 작가 아니 에르노(82)의 동명(同名)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

 

1991년 출간된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외국 외교관인 연하 유부남과 나눴던

밀회 경험을 고스란히 담았다.

‘경험하지 않은 것은 쓰지 않는다’는 작가의 지론은 자신의 불륜일 때조차

예외가 없었다. 상대 남자에 대한 그리움에 사로잡혀 지하철역을 놓치고,

정사의 흔적을 간직하기 위해 샤워마저 미루는 일화까지 원작은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어쩌면 그렇기에 ‘치정(癡情)’이라 부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묘사 수위 역시 원작 못지않다. 성애(性愛) 장면은 물론, 남녀 전신 노출도

수차례 반복된다. 활자의 예술인 문학이 영상 매체인 영화로 옮겨졌을 때 배가되는

직접성 때문에 자칫 불편함이 들 수도 있다. 국내 상영 등급은 당연히 청소년 관람 불가.

레바논 감독 다니엘 아르비드가 아니 에르노 작품을 각색해 만든 영화‘단순한 열정’의 한 장면. 영화사 진진

영화는 2020년 9월 토론토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하지만 국내 개봉을 앞둔 현 시점에서 복기했을 때 결과적 실착이 두 가지 있다.

시대적 배경과 캐스팅이다. 우선 소련 붕괴 직전의 냉전 말기라는 원작 배경을

21세기 현 시점으로 옮겼다. 그러다 보니 파리 주재 외교관인 상대 남성

알렉산드르(세르게이 폴루닌) 역시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아니라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 대사관 직원으로 엉뚱하게 바뀌었다.

 

공교롭게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러시아 발레리노 겸 배우 세르게이 폴루닌(33) 역시

실제로 어깨와 가슴에 푸틴의 문신을 새긴 극렬 지지자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는 푸틴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서방 공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한국이 지각 개봉이지만 그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온몸이 문신투성이인 친(親)푸틴

외교관을 사랑하는 프랑스 여주인공’이라는 영화 설정에는 공감대의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는 가슴의 푸틴 문신을 분장으로 가렸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에르노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자기 고백적 성격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구성 방식

역시 아쉽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불륜을 고백하는 여주인공의 초반 독백

장면은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다소 진부한 치정극으로 전락한다.

원작은 ‘삶이 가장 아름다웠던 그 시절’과 작별하면서도 동시에 간직하고자 하는

작가의 모순적 몸부림에 가깝다. 이별 직후 시점에 과거를 돌아보는 방식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영화는 현재적 시점에 머무느라 그 애절함까지 온전하게 담지 못한다.